춘천지법 강릉지원 2015. 5. 21. 선고 2015구합1541 판결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출입허가취소및전면중단처분무효확인등]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 고
-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김형우)
- 피 고
- 삼척시장 (소송대리인 신아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방경희)
- 변론종결
- 2015. 4. 23.
1. 피고가 2014. 10. 29. 원고에 대하여 한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의 출입허가를 취소하고 측량·토지 및 물건조사의 전면중단을 통보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2012. 9. 14.자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에 따라 삼척시 대진원자력발전소 전원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자이고, 피고는 위 사업지가 속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
나. 원고는 2013. 3. 14. 피고에 이 사건 사업 예정구역인 삼척시 (주소 생략) 외 1,266필지 3,178,292㎡(이하 ‘이 사건 사업의 예정구역’)의 지적현황 측량 및 지장물 실태조사를 위하여 출입허가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3. 3. 2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9조에 따라 출입기간을 2013. 4. 1.부터 2014. 1. 16.까지로 정하여 이를 허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출입허가’). 피고는 당시 원고에게 그 허가의 조건으로 다음 사항을 제시하고, 관계 법령이나 허가조건과 시장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할 때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 사업시행자는 타인이 점유하는 토지에 출입하여 측량·조사하거나 장애물 제거 등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 사업시행자는 타인이 점유하는 토지에 출입하여 측량 또는 조사를 할 때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토지를 파는 행위 등을 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토지보상법 제12조에 따른다.○ 타인이 점유하는 토지에 출입하거나 장애물 제거 등을 하려는 자는 증표와 허가증을 휴대하여야 하며, 토지 또는 장애물의 소유자 및 점유자, 그 밖의 이해관계인에게 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토지점유자의 승낙 없이 그 주거나 경계표·담 등으로 둘러싸인 토지에 출입할 수 없다.○ 사업시행자는 지적현황 측량 및 지장물 실태조사 과정에서 민원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발생한 민원은 해결하여야 한다.○ 위 허가조건에 명기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토지보상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에 따른다.
다. 원고는 위 허가에 따라 이 사건 사업 예정구역에서 지적현황 측량 및 지장물 실태조사 업무를 시작하였고, 2014. 1. 16. 피고로부터 출입기간을 사업종료 시까지 연장받아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한편 2014. 6. 14.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이 사건 사업의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당선되어 삼척시장으로 취임한 후 피고는 2014. 8. 19. 삼척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삼척원자력발전소 유치 신청 철회에 관한 주민의사를 묻는 주민투표 동의안’을 제출하였으나 삼척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피고가 발의안 주민투표는 국가사무인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주민투표법상 금지되는 주민투표라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마. 그 후 민간기구인 삼척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가 주도하여 2014. 10. 9.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하였는데, 그 주민투표관리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명부등재인 수 42,488명 가운데 29,867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그중 24,531명(투표인수 대비 82%)이 삼척원전을 반대하는 투표를 하였다. 또한 ‘삼척원전 백지화 범시민 연대’라는 민간단체가 2014. 10. 17. 피고에게 위 주민투표 결과를 알리면서 이 사건 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의 해제, 이 사건 사업 예정구역의 출입허가 취소 및 물건 조사 등의 전면중단 통보조치 등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이에 피고는 2014. 10. 29. 원고에게 “삼척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한 삼척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결과가 원전 유치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 원전 건설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삼척원전 백지화 범시민 연대로부터의 행정행위 취소 요구가 있어 이 사건 출입허가에 대하여 이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을 제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실체상 하자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출입허가 당시 부가된 허가조건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출입허가를 철회하여야 할 사정변경이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도 없으며, 피고가 제시한 사유는 이 사건 처분의 적법한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자력발전소 부지 선정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절차가 배제되어 산업자원통상부장관의 이 사건 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출입허가 후 이 사건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투표결과가 있는 등 기존의 출입허가를 철회하여야 할 사정변경 및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되므로, 피고가 지역주민들의 민의가 담긴 주민투표결과를 받아들여 이 사건 처분에 이른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살피건대, 토지보상법은 공익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타인이 점유하는 토지에 출입하여 측량하거나 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제9조 제1항), 그 측량이나 조사를 하려면 시장 등 관할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9조 제2항), 타인이 점유하는 토지에 출입하여 측량·조사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여야 하며(제9조 제3항), 타인의 토지에 출입하는 경우에는 그 일시 및 장소를 시장 등에게 통지하고(제10조 제1항), 출입하려는 사람은 증표와 시장 등의 허가증을 휴대하여야 하는 등(제13조 제1항),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의 준비를 위하여 타인의 토지에 출입하여 측량, 조사 등을 할 때 준수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토지보상법 관련 규정의 형식이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입법 취지는 시행이 예정된 공익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지원하는 한편, 사업시행자의 출입으로 토지점유자가 인내하고 받아들여야 할 손실을 최소화하고 토지의 출입 및 조사 등에 따른 손실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토지보상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행정청에 부여된 공익사업 대상 지역의 출입허가 권한이나 그 출입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 권한은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실현하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적법하고, 그 범위를 넘어 공익사업의 시행에 관한 결정이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그 시행을 사실상 저지하거나 중단시킬 수단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공익사업의 시행에 관한 결정이 당연무효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취소 또는 철회되지 아니하여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 결정의 하자나 지역 주민 대다수가 그 사업의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이미 확정된 공익사업의 준비를 위한 출입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주민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정, 민간단체가 이 사건 출입허가의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정 등을 들어 이 사건 처분에 이르렀으니, 그 처분은 정당한 처분사유를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
나. 절차상 하자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른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해당지역 주민의 안전 및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고, 원고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무의미하고 불필요하여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해당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출입허가를 취소하고 측량이나 조사 등의 업무를 전면 중단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하고 이로써 원고의 권익을 제한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라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사전통지를 하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을 제1 내지 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1호 및 제3호에서 정하고 있는 사전통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