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15. 3. 20. 선고 2012가단45600 판결 [손해배상(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1. 환자 2. 남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000
- 피고
- 1. 병원 2. 의사,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000, 피고들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000 변론 종결 2015. 1. 23.
- 판결 선고
- 2015. 3. 20.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환자에게 위자료 15,000,000원, 원고 남편에게 위자료 5,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0. 1. 15.부터 2015. 3. 20.까지는 연 5%,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환자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원고 환자와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 환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7/10은 피고들이 부담하며, 원고 남편과 피고들 사이에 발생한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들은 연대하여1) 원고 환자에게 43,845,114원(= 일실수입 22,569,254원 + 기왕치료비 6,275,860원 + 위자료 15,000,000원), 원고 남편에게 위자료 5,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0. 1.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원고 환자(1965년 출생)는 2009년 개인병원에서 시행한 검사상 췌장 점액성 낭성종양 의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2009. 12. 17. 피고 병원의 일반외과에서 검진을 받았다. 한편 원고 남편은 원고 환자의 남편이다.
나. 피고 병원의 검진 결과 원고 환자의 췌장 꼬리부분에 낭성종양이 의심됨에 따라, 원고 환자는 위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2010. 1. 13. 피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다. 피고 병원의 의사인 피고 의사는 2010. 1. 15. 원고 환자에게 복강경을 이용하여 췌장 원위부를 절제하는 수술(이하 줄여서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수술 전 검사에서 원고 환자의 췌장 꼬리부분에서 2×3cm 크기의 낭성종양이 확인됨에 따라, 피고 의사는 췌장 꼬리부분에 위치한 비장 및 췌장에 붙어 주행하고 있는 비장동맥과 비장정맥의 주행경로 등을 고려하여, 낭성종양이 위치한 원고 환자의 췌장 원위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면서 비장도 함께 적출하는 수술을 시행하였다.
라. 피고 병원은 수술 후 시행된 조직검사 결과 원고 환자에게 발생한 췌장의 낭성종양이 양성인 장액성 핍낭 선종임을 확인하고, 입원치료를 지속하면서 원고 환자의 수술 후 경과를 살핀 결과, 원고 환자가 정상적인 회복 과정에 있다고 보아 외래추적 진료를 시행하기로 하고, 2010. 1. 25. 퇴원조치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음, 갑 1 내지 6호증, 을 1, 2, 4호증의 각 기재, 신체감정(보완)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피고 의사가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하면서 원고 환자의 비장을 함께 적출한 것은 잘못된 수술이고, 맥브라이드표는 비장 적출에 대해 전신장애 10%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원고들은 청구취지 기재처럼 집도의인 피고 의사와 그 사용자인 피고 병원에게 원고 환자의 비장 적출에 대하여 노동능력상실율을 위 10%로 산정하여 손해배상을 구한다.
나. 피고 의사를 비롯한 피고 병원 관계자들은 수술을 하기 전 원고 환자에게 비장이 적출될 수도 있는 점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집도의인 피고 의사와 그 사용자인 피고 병원에게 설명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다.
3.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하면서 비장 절제술을 한 것이 잘못된 시술인지 여부
가. 췌장의 해부학적 구조
아래 그림과 같이, 췌장은 약 15cm의 가늘고 긴 모양으로 위장의 뒤에 위치하여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고, 비장과 인접해 있으며,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십이지장과 가까이 위치해 있는 부분을 머리(head), 중간을 몸통(body), 비장과 인접해 있으며 가장 가는 부분을 꼬리(tail)로 구분한다.

나. 췌장 원위부 절제술의 방법
아래 그림과 같이, 췌장 원위부 절제술은 종양이 췌장의 꼬리나 몸통에 있을 때, 췌장의 머리를 제외한 몸통과 꼬리, 혹은 꼬리를 절제하고, 종양의 상태 및 해부학적 구조,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선택적으로 췌장에 해부학적으로 근접하여 동맥과 정맥의 혈관이 췌장에 붙어 주행하는 비장을 함께 절제할 수 있다. 즉, 췌장 원위부 절제술은 췌장 원위부를 절제하면서 비장을 보존하는 방법과 비장을 함께 적출하는 방법으로 시행할 수 있다.


다. 신체감정(보완)촉탁결과
-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은 수술의 기술적 요인으로만 볼 때 안전성과 효과가 확립되어 널리 시행되고 있고, 원고 환자와 같은 양성질환의 경우 개복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 성적의 차이가 없고 오히려 장점이 부각되는 시술이다. 따라서 현재 복강경 시술이 가능한 전문화된 의료기관에서는 췌장 원위부에 위치한 양성종양의 경우 가급적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 췌장 원위부 절제술에서는 전통적으로 비장을 함께 적출해 왔고, 최근 들어 비장을 보존하는 췌장 원위부 절제술의 시행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장을 함께 절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췌장 꼬리부분은 비장과 붙어 있어 종양이 췌장 꼬리부분에 위치한 경우 분리가 어렵거나 종양이 파열될 가능성이 있어 비장을 함께 절제하는 것이 유리하고, 비장으로 가는 비장동맥과 비장정맥이 췌장 실질에 파묻혀 있는 경우가 많아, 비장동맥과 비장정맥을 보존하기 위해 무리하게 분리하려고 하면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술시간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전 비장을 보존하는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계획했더라도 수술 중 비장동맥과 비장정맥의 박리가 어려우면 비장절제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 비장을 보존하는 수술의 빈도는 진단과 종양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므로 구체적인 백분위를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11개의 보고된 문헌을 종합해 보면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총 897명의 환자 중 355명(약 39.6%)에 대하여 비장을 보존하는 수술이 시행되었고, 542명(약 60.4%)에 대하여 비장 절제술이 함께 시행되었으며, 수술성적은 양쪽 모두 동일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비장을 보존한 환자가 139명(약 51.7%)이고, 비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130명(약 48.3%)이다.
- 비장은 혈액을 걸러내고 특히 노쇠한 적혈구를 분해하며, 세균이나 노폐물을 청소하고 면역체를 만들며 임파구를 저장하는 등 면역 기능을 담당한다. 원고 환자의 경우에는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과 함께 한 비장 절제술 후 수술부위의 출혈, 감염, 무기폐, 복강 내 농양 등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고, 패혈증 등 중증 감염증의 발생 위험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원고 환자의 경우에는 중증 감염증의 발생 가능성을 무시한다면, 비장 절제술 때문에 추가되는 신체장해나 노동능력상실에 대해서는 해당사항이 없고, 평균수명에도 영향이 없다.
- 비장은 의학적으로 이식해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장기이고, 비장이식술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라. 판단
앞서 본 것처럼, 피고 의사가 원고 환자의 췌장 꼬리부분에 위치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하여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과 함께 비장 절제술을 시행한 수술방법은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 환자의 비장을 절제한 것을 두고 잘못된 수술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손해액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비장 절제술에 관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
설명의무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상의 조치로서, 그 의무의 중대성에 비추어 의사로서는 적어도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문서화하여 이를 보존할 직무수행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일 뿐 아니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 및 [서식] 1에 의하면, 통상적인 의료행위에 비해 오히려 긴급을 요하는 응급의료의 경우에도 의료행위의 필요성, 의료행위의 내용, 의료행위의 위험성 등을 설명하고 이를 문서화한 서면에 동의를 받을 법적 의무가 의료종사자에게 부과되어 있는 점, 의사가 그러한 문서에 의해 설명의무의 이행을 입증하기는 매우 용이한 반면 환자 측에서 설명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는 성질상 극히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 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 및 법체계의 통일적 해석의 요구에 부합한다.
나. 설명의무의 위반
⑴ 피고들은 피고 의사를 비롯한 피고 병원 관계자들이 원고 환자에게 복강경 췌장 원위부 절제술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비장 적출에 관해서도 함께 설명했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당연히 비장 적출이 수반되므로, 췌장 원위부 절제술에 관한 설명 과정에서 비장 적출에 관한 설명을 누락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설명의무 위반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 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병원 관계자들이 비장 적출에 관하여 설명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앞서 본 것처럼 췌장 원위부 절제술이 당연히 비장 적출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므로, 췌장 원위부 절제술에 관한 설명에 비장 적출에 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⑵ 피고들은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하면서 비장을 보존할 것인지 여부는 수술시 비장의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이러한 수술상황에서는 설명의무가 면제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들의 주장대로 췌장 원위부 절제술을 시행하면서 비장의 상태를 보고 비장을 보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수술을 담당한 의사로서는 수술에 앞서 환자에게 종양이 있는 췌장 부위 이외에 비장도 함께 적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당연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응급상황에서의 수술이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⑶ 피고들은 원고 환자에게 비장 적출에 관해 설명했다 하더라도 원고 환자가 비장 적출에 관해 동의했을 것이므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종양이 있는 췌장 부위와 더불어 종양이 없는 비장 전체가 함께 적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면, 앞서 본 것처럼 비장을 보존할 수 있는 다른 수술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원고 환자로서는 비장을 보존할 수 있는 수술방법을 선택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비장을 보존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⑷ 피고들은 비장 적출 때문에 원고 환자에게 발생한 후유장애(나쁜 결과)가 없으므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종양이 있는 췌장 부위와 더불어 종양이 없는 비장 전체가 함께 적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면, 앞서 본 것처럼 비장을 보존할 수 있는 다른 수술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원고 환자로서는 비장을 보존할 수 있는 수술방법을 선택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비장을 보존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므로, 설명의무를 위반한 상태에서 비장을 적출한 것 자체가 원고 환자에게는 나쁜 결과의 발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위자료
- 설명의무의 위반 정도와 그 결과, 원고들의 나이와 직업 및 가족관계, 사건 발생 경위, 사건 발생 후 경과한 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설명의무 위반 때문에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라 할 수 있는 위자료 액수를 아래와 같이 정한다.
- 원고 환자에 대한 위자료 : 15,000,000원 - 원고 남편에 대한 위자료 : 5,000,000원
5. 결론
따라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환자의 비장을 적출한 집도의인 피고 의사와 그 사용자인 피고 병원은 연대하여 원고 환자에게 위자료 15,000,000원, 원고 남편에게 위자료 5,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비장이 적출된 2010. 1. 15.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것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15. 3.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 부분은 전부 이유 있으므로 모두 인용하고, 원고 환자의 나머지 청구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