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17. 5. 31. 선고 2016가합53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
- 피고
- B
- 변론종결
- 2017. 4. 19.
- 판결선고
- 2017. 5. 31.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AAA(1999. *. *. 출생, 2015. *. **. 사망, 개명전 이름: AAB,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법정상속인(아버지)으로서 2016. *. **. 원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한 자이다.
나. 망인의 어머니인 C는 원고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고 한다).

| 보험종목 | 계약 체결일 | 보험기간 | 피보험자 | 사망수익자 |
|---|---|---|---|---|
| 무배당하이라이프하이 퍼펙트종합보험(H남자 친구1010) 어린이플랜 | 2010. 12. 10. | 2010. 12. 10. ~ 2098. 12. 10. | AAB | 법정상속인 |
다. 망인은 소외 D와 2013. 5.경 수학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내다가 2014. *. **.경부터 애인관계로 사귀게 되었는데, 2015. *.경 D와 사이에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하여 낙태를 하게 되었고, 2015. *. *. 새벽 D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여러 차례 D에게 재결합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라. 망인은 2015. *. **. 20:10경 울산 남구 E 소재 F 강의실 내에서, D에게 “임신 때문에 그렇다, 잠깐 이야기할 게 있다, 나가자”고 말하였다는 이유로 D로부터 샤프와 책으로 얼굴 부위를 폭행당하였다. 이후 망인은 같은 날 20:50경 D와 함께 울산 남구 G 소재 H아파트 ***동 *-*호 라인 20층 옥상으로 올라가 다투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1층으로 내려왔으나,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다시 20층 옥상으로 올라가서 옥상으로 연결된 계단에 설치된 145㎝ 높이의 창문을 통하여 약 60m 높이에서 아래로 뛰어내려,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라고 한다).
마. 이 사건 보험약관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장 보험금의 지급 제17조(보험금의 종류 및 지급사유) 회사는 피보험자(보험대상자)에게 다음 사항 중 어느 한 가지의 경우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보험금을 받는 자)에게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1. 만 15세 이상의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보험기간 중에 상해(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의수, 의족, 의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하나, 인공장기나 부분의치 등 신체에 이식되어 그 기능을 대신할 경우는 포함합니다)에 입은 상해를 말하며, 이하 “상해”라 합니다)의 직접 결과로써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보험가입금액)
제19조(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 ① 회사는 다음 중 어느 한 가지의 경우에 의하여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금을 드리지 아니합니다.
1. 피보험자(보험대상자)의 고의. 다만,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여 드립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내지 5, 8 내지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험사고는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보험약관 제19조 제1항 제1호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보험사고는 만 16세에 불과한 망인이 낙태수술로 인한 우울증, 낙태로 인한 환각 등으로 심신이 쇠약해져 있었고, 사고 직전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 및 폭행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사리분별을 할 수 없는 심신상실에 이르러 자살하게 된 것이므로, 이는 약관상 면책 예외사유인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여 결국 원고는 보험금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다.
3. 판단
가. 자살면책규정과 자살면책예외규정의 취지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상법 제732조의2 제1항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서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따르면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도 피보험자 등의 고의로 인하여 사고가 생긴 경우에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는 피보험자가 고의에 의하여 보험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보험계약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경우에도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한다면 보험계약이 보험금 취득 등 부당한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고(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49713 판결 참조), 이 사건 보험약관의 자살면책규정이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보험약관 제19조 제1항 제1호 단서는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쳤다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이하 ‘이 사건 면책예외규정’이라 한다)하고 있고, 이는 피보험자가 자살 당시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사리를 분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이 없거나 미약할 가능성이 높고 설사 스스로 자살을 결정하였다 하더라도 그 자살의사를 형성, 제어하는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면 이러한 경위로 형성된 자살의 고의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의미의 고의(어떠한 사실, 행위, 의미, 결과 등을 인식하고 있는 정신상태)와 같은 취급을 할 수 없다는 고려에서 규정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렇게 본다면 이 사건 면책예외규정은 비록 자살에 대한 고의까지 부정할 수는 없지만 심신상실 등으로 인하여 그 고의를 정상적으로 형성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던 자를 구제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자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은 위에서 본 자살면책규정의 기본 취지, 즉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부당한 목적에 의 이용 방지라는 취지와는 관련이 없거나 그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보험금 수취 목적의 자살이라는 위험성이 없다고 보이는 한, 이 사건 면책예외규정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개념도 폭넓게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면책의 예외사유로서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는 외인성, 내인성 정신질환 외에도 심인성 정신질환, 즉 명확한 신체요인 또는 뇌의 기질적인 변화 없이 강렬한 심리적·정신적 원인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병적인 정신상태가 포함되고, 협의의 정신병, 신경병 외에 인격장애나 주취명J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 고도의 급성 스트레스 반응 등 일시적 정신질환 상태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서의 판단
1) 위와 같은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망인이 평소 우울증 등 특별한 정신질환이 없었던 점, ②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당시 망인이 남자친구인 D와 사고 장소인 H아파트 ***동 *-*호 라인 20층 옥상에서 다투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1층으로 내려왔으나,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다시 20층 옥상으로 올라가서 옥상으로 연결된 계단에 설치된 145㎝ 높이의 창문을 통해 투신한 점, ③ 망인이 평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한 상태였던 점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 내지 5, 13,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6개월 전인 2015. *.경 남자친구와 사이에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하여 낙태를 경험하였던 점, ② 당시 망인은 불과 만 16세였던 점, ③ 이로 인하여 망인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이와 같은 걱정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부족하였고, 임신의 상대방이었던 남자친구 역시 망인에게 냉담하였던 점, ④ 2015. *. *. 학교에서 실시한 다면적 인성검사 결과에 따르면 망인은 우울, 분노, 품행문제, 가정문제, 학교문제 등에서 위험군으로 평가된 점, ⑤ 재결합을 요구하였던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아 극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망인이 오히려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당시 남자친구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하여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망인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직후 곧바로 자살의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이는 점, ⑦ 망인은 평소 다니던 K에서 수업을 듣기도 하였으며, 남자친구에게 재결합을 요구하는 등 자살의 징후로 볼 만한 어떠한 언동도 하지 않았고 통상 자살자에게서 발견되는 유서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임신과 낙태의 경험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심한 죄책감과 우울증에 시달렸음에도 달리 고민을 나눌 상대방이 없었으며, 임신의 상대방인 남자친구의 이별통보 및 폭언·폭행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암암리에 자살의 원인을 형성하였다가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당시 남자친구로부터의 폭언 및 폭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극도의 심리불안 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정신적 공황상태를 일으켜 정상적으로 사물을 분별하거나 의사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져 투신자살하게 되었다고 보이고, 그 밖에 망인이 다른 원인으로 자살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보험사고는 이 사건 면책예외조항에서 정한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목록
1. 보험사고
망 AAA는 2015. *. **. 20:50경 울산 *구 L H아파트 ***동 *-*호 라인 20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차량을 충격한 후 바닥에 떨어져 사망하였다.
2. 보험계약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