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 4. 10. 선고 2024구합67641 판결 [수입품목허가취소처분 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주식회사 A
- 피고
- 식품의약품안전처장
- 변론종결
- 2025. 3. 20.
- 판결선고
- 2025. 4. 10.
1. 피고가 2024. 5. 14. 원고에 대하여 한 의약품 수입품목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티오테파 성분의 의약품은 조혈모세포 이식 항암치료에 사용되는 희귀의약품으로서, 약사법 제91조에 따라 설립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2011. 8.경부터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약칭: 의약품안전규칙) 제57조 제1항 제1호에 근거하여 수입품목허가절차를 생략하고 ‘티오스팔피주 15㎎(성분명: 티오테파)’, ‘티오스팔피주 100㎎(성분명: 티오테파)’(이하 통틀어 ‘이 사건 의약품’이라 한다)를 직접 수입하여 국내 병원에 공급하였는데, 이제 민간업체가 정식으로 수입품목허가를 받아 수입·시판하기 위하여 ㈜B가 2022. 4. 12. 피고에게 이 사건 의약품에 관하여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23. 1. 4. 티오테파 성분의 주사제를 「희귀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에 따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였고, 2023. 2. 24. ㈜B에게 이 사건 의약품에 관한 수입품목허가를 하면서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 제1항 및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7조의2에 따른 위해성 관리 계획을 시판 전 1개월까지 제출하고 승인받은 후 판매할 것, 만일 정당한 사유 없이 상기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본 품목허가를 취소할 수 있음’이라는 허가조건을 부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및 허가조건’이라 한다).
다. 원고는 ㈜B로부터 이 사건 의약품 수입에 관한 권리를 양수하고, 2023. 8. 7. 피고로부터 수입품목 허가사항 변경(수허가자 지위 승계)에 관한 허가를 받았다.
라. 원고는, 기존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긴급 수입하여 보유하고 있던 티오테파 성분 의약품의 재고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 2. 말경부터 이 사건 의약품을 국내에서 시판할 목적으로, 2024. 1. 12. 피고에게 이 사건 위약품에 관한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그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도록 원고의 위해성 관리 계획에 관한 심사·승인 업무를 지연하였고, 그 사이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보유하던 티오테파 성분 의약품의 재고량이 소진되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국내 병원에 앞으로 티오테파 성분 의약품은 원고 등 민간업체가 공급할 것이라고 안내하였으며, 그에 따라 여러 국내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들이 원고에게 즉시 이 사건 의약품을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의약품의 위해성 관리 계획에 관한 심사·승인을 신속히 해줄 요청하는 한편, 의료진과 환자들의 요청에 못 이겨 2024. 2. 19., 2024. 3. 15., 2024. 4. 4. 총 3차례에 걸쳐 긴급한 치료에 사용될 분량인 이 사건 의약품 D바이알(vial: 주사제가 담긴 개별 포장용기)을 시판하였다.
바. 피고는 뒤늦게 이 사건 의약품의 위해성 관리 계획에 대한 심사에 착수하여 2024. 3. 5. 원고에게 비로소 보완요구를 하였으며, 원고는 2024. 3. 12.부터 같은 달 28.까지 보완본에 대하여 피고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사전검토를 받아 ‘일부 오기나 용어 변경 외에는 더 이상의 특별한 보완사항은 없다’는 확인을 받은 후, 2024. 3. 29. 피고에게 최종 보완본을 제출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➀ 위해성 관리 계획 제출·승인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자체에 성립상 하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이하 ‘제1처분사유’라 한다) ➁ 원고가 피고의 위해성 관리 계획 승인 전에 이 사건 의약품을 시판함으로써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허가조건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이하 ‘제2처분사유’라 한다), 2024. 5. 14.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소처분’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24. 5. 16. 원고에게 이 사건 의약품의 위해성 관리 계획(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심사를 완료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기존 허가조건(‘위해성 관리 계획을 시판 전 1개월까지 제출하고 승인받은 후 판매할 것, 만일 정당한 사유 없이 상기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본 품목허가를 취소할 수 있음’)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어 이를 삭제한다는 내용의 “의약품 수입품목 허가사항 변경허가”를 통보하면서 새로운 ‘의약품 수입목품 허가증’을 발급·교부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9호증,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3.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제1처분사유의 인정 여부
1) 피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취소처분이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원시적 하자를 원인으로 한 강학상 ‘직권취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➀ 2022. 12. 7. 총리령 제1835호로 개정되어 2023. 12. 8. 시행된 현행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 제1항 제11호 단서는 수입업자가 희귀의약품에 관한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할 때까지 안전성·유효성 검토항목 등 위해성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확정하기 못하여 위해성 관리 계획을 첨부하기 어려운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위해성 관리 계획 대신 그 개요를 첨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2023. 2. 24.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당시에 적용되면 구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 제1항 제11호는 수입업자가 희귀의약품에 관한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할 때 위해성 관리 계획을 반드시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➁ 그런데도 이 사건 의약품에 관하여 위해성 관리 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시판 1개월 전까지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여 승인받을 것’을 조건으로 행해진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에는 성립상 하자가 있으며, 이 사건 취소처분은 이런 성립상 하자를 원인으로 피고가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를 직권으로 취소한 것이다.
2) 그러나 이 사건 취소처분에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원시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1처분사유는 인정할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➀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취소처분서(갑 제1호증의 2)에 처분사유로 ‘행정행위 성립상 하자’와 ‘원고의 허가조건 미이행’을 모두 기재하였으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취소처분의 진정한 사유는 ‘원고가 피고의 위해성 관리 계획 승인 전에 이 사건 의약품을 시판함으로써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허가조건을 위반하였다’는 것임이 분명하다. ➁ 일반적으로 행정청은 처분상대방이 수익처분 발급을 위한 일부 요건을 아직은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갖출 가능성이 높다면, 그 요건을 갖출 것을 조건으로 하여 수익처분을 발급하는 것이 허용된다. 그 조건을 갖추기 전에는 처분상대방이 실제로 행위에 착수하는 것이 금지되며, 만일 처분상대방이 그 조건을 이행하기를 거부하거나 그 밖의 사정변경으로 그 조건 이행을 기대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면, 행정청은 조건 미성취를 이유로 이미 발급한 수익처분을 직권으로 취소·철회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지, 행정청이 당초 조건부 허가를 발급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9두31839 판결 참조). 2022. 12. 7. 총리령 제1835호로 개정되어 2023. 12. 8. 시행된 현행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 제1항 제11호 단서 조항은, 행정법 일반 법리에 따라 허용될 뿐만 아니라 행정실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데도 단지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담당공무원들이 실행하기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담당공무원들에게 근거규정과 안정감을 부여하기 위해 주의적·확인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기존에 허용되지 않던 것을 비로소 허용하는 창설적인 성질의 규정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➂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종래의 미비점을 개선하는 내용의 개정법령에 대해서 그 시행일을 6개월 내지 1년 후로 정하는 것은 관할 행정청이 개선된 제도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세부규정을 마련하거나 예산을 배정받는 등 준비작업을 할 시간을 부여하기 위함인데, 그 시행에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사항이거나 시행일 이전에 준비작업을 마친 경우에 행정청이 시행일보다 앞당겨 행정상대방에게 유리한 내용의 개정법령의 규정을 행정실무에 적용했다고 해서 그것을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가 2023. 2. 24. 조건부로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를 발급하였을 당시에 이미 ‘수입품목허가를 받은 후 시판 전에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 제1항 제11호 단서가 2022. 12. 7. 총리령 제1835호로 개정되어 2023. 12. 8.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이 규정은 행정실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행정상대방에게 유리한 내용이므로 피고가 이를 그 시행일 전에 앞당겨 시행한 것은 입법자와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적극행정’인 것이지(행정기본법 제4조 참조) 위법한 행정활동이라고는 볼 수 없다. ➃ 만일 피고 주장대로 2023. 2. 24. 조건부로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를 발급한 것이 위법하다면, 스스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하고 위법한 처분을 하는 데 관여한 담당 공무원들을 징계하였어야 마땅하나, 피고가 그런 조치를 하였다는 말은 없다. 피고 주장대로라면 자신이 잘못한 것인데, 자신과 담당 공무원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행정상대방에게 전가하여 불이익처분을 하는 것은 ‘이율배반’ 내지 ‘내로남불’이다. 즉, 피고가 이 사건 취소처분의 사유로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성립상 하자’를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의 함의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급조해내다 보니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피고가 2024. 5. 14.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효력을 박탈하는 이 사건 취소처분을 하였으면서도, 2024. 5. 16. 이 사건 의약품의 위해성 관리 계획을 승인하고 변경허가를 한 것도 ‘자가당착’이다. 위해성 관리 계획 승인이나 변경허가는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가 유효한 경우에나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➄ 결국 제1처분사유는, 아래 나.항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제2처분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효력을 장래를 향하여 전부 박탈하는(강학상 ‘철회’) 처분을 하는 것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이자,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자체에 원래부터 하자가 있었으므로 소급적으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강학상 ‘직권취소’) 처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억지논리를 급조하여 덧붙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 제2처분사유에 근거한 이 사건 취소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수익처분을 발급한 처분청은 비록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또 그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또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처분으로 이를 철회할 수 있으나, 수익처분을 취소·철회하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그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취소·철회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취소·철회권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의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3두10251, 10268 판결 참조).
2) 이 사건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허가조건을 위반하였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제재조치를 취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자체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것은 의무위반의 정도에 비추어 지나지게 과중한 제재이므로 이 사건 취소처분은 비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➀ 이 사건 사안은 행정법학의 ‘형식적 불법, 실질적 불법 구분론’으로 설명하면 아주 쉽게 이해된다. 행정법 영역에서 ‘허가’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일정한 행위를 일단 금지해 두었다가 행정청이 법령상 허가기준(행위허용기준)을 충족하였는지를 심사하여 허가를 발급하는 경우에 비로소 그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와 같이 일정한 행위를 하기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허가 없이 금지된 행위를 한 사례는 크게 보아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허가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행위허용기준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사전에 허가를 신청하였더라도 허가가 발급되지 않았을 사안이고(이를 강학상 ‘실질적 불법’이라 한다), 둘째는 비록 허가를 받지는 않았으나 행위허용기준에는 부합하기 때문에 만약 사전에 신청하였더라면 허가가 발급되었을 사안이다(이를 강학상 ‘형식적 불법’이라 한다). 허가의무 위반이라 하더라도 불법성의 정도가 다르게 때문에, 실질적 불법에 대해서는 불법적 상태를 없애고 원래의 적법한 상태로 복구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형식적 불법에 대해서는 의무위반에 대한 제제로서 과태료 정도를 부과하면 충분하지 원상복구명령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행정법학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런 ‘형식적 불법, 실질적 불법 구분론’은 원래 독일 건축법 영역에서 발전한 이론인데, 아직까지 대법원 판례에서 이러한 구분론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같은 취지에서 형식적 불법 사안에 대한 허가취소나 원상복구명령이 비례원칙 위반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여럿 있다(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른 아파트개발사업 시행자 지정절차의 하자에 관한 대법원 1983. 8. 23. 선고 82누417 판결, 건축허가에 관한 대법원 1991. 10. 25. 선고 90누8251 판결, 건축법상 용도변경에 관한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두55675 판결 참조). ➁ 경위야 어찌 됐든, 원고가 2024. 1. 12. 피고에게 이 사건 의약품에 관한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였을 뿐 피고로부터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의약품을 국내에 시판함으로써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의 허가조건을 위반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사건 의약품은 이미 피고 산하 공법인인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입하여 국내에 공급해왔던 것일 뿐만 아니라, 허가조건에서 명시한 대로 원고가 시판 전 1개월까지 피고에게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였는데도 피고의 내부 사정으로 원고의 위해성 관리 계획에 대한 심사업무가 지연된 것일 뿐이고, 피고는 얼마 후인 2024. 5. 16. 원고의 위해성 관리계획을 승인하였다. 즉, 원고의 허가조건 위반은 단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시판을 하였다는 ‘형식적 불법’에 해당할 뿐이고, 이 사건 의약품 자체의 안전성·유효성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은 피고도 인정한 것이다. ➂ 피고가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를 하면서 ‘시판 전 1개월까지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할 것을 허가조건으로 하였다면, 원고가 2024. 1. 12.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한 후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시판이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1개월 이내에 심사·승인을 마쳐줄 ‘신의칙상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2024. 1. 12. 제출한 위해성 관리 계획에 관하여 피고가 2024. 3. 5. 보완요구를 하여 원고의 보완서를 제출받기도 하였으나, 피고의 보완요구사항은 사소하거나 비본질적인 사항으로 보이고 원고가 당초 제출한 위해성 관리 계획의 내용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결정적인 하자가 있었다면 1~2개월 만에 승인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심사·승인 지연은 업무 적체 등 피고 내부적 문제로 보일 뿐이다. ➃ 원고가 피고의 승인 전에 이 사건 의약품을 시판한 수량도 미미하고,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기존 재고가 소진된 후 국내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들의 간절한 요청에 못 이겨 이미 항암치료 일정이 잡힌 것을 위해서만 필요최소한으로 공급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로 인한 의약품 안전·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공익저해성이 그리 크지도 않다. 따라서 원고의 형식적 불법에 대해 법령상 근거가 있다면 과태료 정도의 수준에서 제재를 할 필요가 있음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수입품목허가 자체를 취소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의약품을 더 이상 수입·시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삐뚤어진 행정권한 남용으로만 보일 뿐이다. ➄ 한편, 2022. 12. 7. 총리령 제1835호로 개정되어 2023. 12. 8. 시행된 현행 의약품안전규칙은, 제4조 제1항 제11호 단서에서 수입업자가 희귀의약품에 관한 수입품목허가를 신청할 때까지 안전성·유효성 검토항목 등 위해성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확정하지 못하여 위해성 관리 계획을 첨부하기 어려운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위해성 관리 계획 대신 그 개요를 첨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그에 상응하여 제48조 제19호의2에서 제4조 제1항 제11호 단서에 따라 위해성 관리 계획 대신 그 개요를 첨부한 경우 해당 품목이 시판되기 1개월 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제95조 [별표 8] ‘행정처분기준’의 Ⅱ. 25. 아.항에서 제48조 제19호의2 위반하여 ‘해당 품목이 시판되기 1개월 전의 다음 날부터 시판된 후 1개월이 경과한 날까지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한 경우’ 1차 위반 시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 1개월, ‘해당 품목이 시판된 후 1개월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 이후에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1차 위반시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시판 전에 아예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도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 1~3개월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경우 허가조건에서 명시한 대로 시판 전 1개월까지 피고에게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였는데도 피고의 내부 사정으로 심사·승인이 지연된 것일 뿐이므로 이들 경우보다 불법성이 훨씬 약하며, 현행 법령상 ‘행정처분기준’에 의하더라도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조차 허용될 수 없음이 명백하다. 현행 약사법이나 의약품안전규칙에는 이 사건 사안과 같은 경미한 의무위반에 대하여 과태료 등의 적절한 제재조치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입법적 보완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입법적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가 ‘수익처분의 철회권’이란 강력한 권한을 함부로 휘둘러 남용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취소처분이 위법함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계 법령 ◈ 약사법 제32조의2(신약 등의 위해성 관리)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약품에 대하여 제31조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품목허가를 신청하거나 품목신고를 하려는 자(「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3조제2항·제3항에 따라 품목허가를 신청하려는 자를 포함한다)는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한 항목 및 위해성 완화조치방법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계획(이하 “위해성 관리 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위해성 관리 계획의 내용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제42조(의약품등의 수입허가 등) ① 의약품등의 수입을 업으로 하려는 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수입업 신고를 하여야 하며,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품목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또는 신고한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2. 희귀의약품
⑤ 제1항에 따라 수입되는 의약품등 또는 그 수입자에 관하여는 제31조제7항, 같은 조 제10항부터 제16항까지, 제31조의2, 제31조의5, 제31조의6, 제32조의2, 제33조, 제35조제2항부터 제4항까지, 제35조의2부터 제35조의6까지, 제36조, 제37조, 제37조의2부터 제37조의4까지, 제38조, 제38조의4부터 제38조의6까지, 제40조, 제50조의2부터 제50조의10까지, 제69조의3 및 제75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제조” 또는 “생산”은 각각 “수입”으로, “제조업자” 또는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각각 “수입자”로, “제조소 또는 위탁제조판매업소”는 각각 “영업소”로 본다. 제38조(의약품등의 생산 관리의무 및 보고) ①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또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자가(自家)시험을 포함한 의약품등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이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이라 한다), 그 밖의 생산 관리에 관하여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 제76조(허가취소와 업무정지 등) ①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품목허가를 받은 자, 원료의약품의 등록을 한 자, 수입자, 임상시험의 계획 승인을 받은 자 또는 약국개설자나 의약품 판매업자, 의약품 판촉영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품목허가를 받은 자, 원료의약품의 등록을 한 자, 수입자, 임상시험의 계획 승인을 받은 자에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약국개설자나 의약품 판매업자, 의약품 판촉영업자에게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허가·승인·등록의 취소, 신고 수리의 취소(제46조의2제1항에 따라 신고한 경우만 해당한다) 또는 위탁제조판매업소·제조소 폐쇄(제31조제4항에 따라 신고한 경우만 해당한다. 이하 제77조제1호의2에서 같다), 영업소 폐쇄(제42조제1항, 제46조의2제1항에 따라 신고한 경우만 해당한다. 이하 제77조제1호의2에서 같다), 품목제조 금지나 품목수입 금지를 명하거나, 1년의 범위에서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4호의 경우에 그 업자에게 책임이 없고 그 의약품등의 성분·처방 등을 변경하여 허가 또는 신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인정되면 그 성분·처방 등의 변경만을 명할 수 있다.
3.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행정처분 기준 중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품목허가를 받은 자, 원료의약품 등록을 한 자, 수입자, 임상시험의 계획 승인을 받은 자에 대한 허가·신고·등록·승인의 취소, 업무의 정지 등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은 총리령으로, 약사, 한약사, 약국개설자, 의약품판매업자 또는 의약품 판촉영업자의 면허·등록·허가·신고수리의 취소, 자격 또는 업무의 정지 등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약칭: 의약품안전규칙) 제4조(제조판매·수입 품목의 허가 신청) ① 법 제31조제2항부터 제4항까지 또는 법 제42조제1항에 따라 의약품등의 제조판매·수입 품목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별지 제4호서식의 의약품등 제조판매·수입 품목 허가신청서에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약품동등성의 입증이 필요한 의약품 제조판매·수입 품목허가 및 제1호 각 목 외의 부분 단서에 따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의약외품 제조판매·수입 품목허가의 경우에는 지방청장을 말한다)에게 제출해야 한다.
11. 법 제32조의2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의약품의 경우에는 같은 항에 따른 종합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계획(이하 “위해성 관리 계획”이라 한다). 다만,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때까지 안전성·유효성 검토항목 등 위해성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확정하지 못하여 위해성 관리 계획을 첨부하기 어려운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위해성 관리 계획 대신 그 개요를 첨부할 수 있다. 제48조(제조업자 등의 준수사항) 법 제37조의3제1항 및 제38조제1항에 따라 의약품등의 제조업자 또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은 제43조제1항 각 호의 사항과 다음 각 호의 사항으로 한다. 19의2. 제4조제1항제11호 단서에 따라 위해성 관리 계획 대신 그 개요를 첨부한 경우 해당 품목이 시판되기 1개월 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할 것 제95조(행정처분기준) 법 제76조제3항 및 법 제76조의2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은 별표 8과 같다. [별표 8] 행정처분의 기준(제95조 관련) Ⅰ. 일반기준
1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감면할 수 있다.
러. 위해성 관리 계획의 미이행으로 인한 정지처분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치료를 저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Ⅱ. 개별기준

| 위반사항 | 근거 법조문 | 행정처분 | |||
|---|---|---|---|---|---|
| 1차 | 2차 | 3차 | 4차 | ||
| 25. 의약품등의 제조업자(수입자를 포함한 다) 또는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의약품등 의 제조관리 의무 또는 생산관리 의무 등 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아. 제48조제19호의2를 위반하여 해당 품목이 시판되기 1개월 전까지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로서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1) 해당 품목이 시판되기 1개월 전의 다음날부터 시판된 후 1개월이 경과 한 날까지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 한 경우 2) 해당 품목이 시판된 후 1개월이 경 과한 날의 다음날 이후에 위해성 관 리 계획을 제출하거나 위해성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 법 제37조의3, 법 제38조제1항, 법 제 42조(이 규칙 제48 조 및 제60조제2항) | 해당 품목판매 업무정지 1개월 해당 품목판매 업무정지 3개월 | 해당 품목판매 업무정지 3개월 해당 품목판매 업무정지 6개월 | 해당 품목판매 업무정지 6개월 해당 품목허가 취소 | 해당 품목허가 취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