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9. 25. 선고 2023헌마101 결정 [심사불개시 결정 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신○○ 2. 이○○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임신혁
- 피청구인
- 공정거래위원회
- 대표자
- 위원장 주병기
- 대리인
- 변호사 황치오
- 선고일
- 2025. 9. 25.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이라는 상호로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다가 2018. 2.경 위 사업체 운영을 중단한 사람들이고, 주식회사 □□(이하 ‘피신고인’이라 한다)은 플라스틱 성형제품 제조·판매업,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청구인들은 2018. 5. 31. 피청구인에게, (1) 2010. 9.경부터 2018. 2.경까지 피신고인과의 도급계약에 따라 납품하였던 ‘△△ 에어닥트 제품’과 관련하여 피신고인이 2011. 10.경 일방적으로 그 단가를 600원에서 300원으로 인하하여 결정한 행위, (2) 2012. 11.경부터 2015. 5.경까지 피신고인과의 도급계약에 따라 납품하였던 ‘▽▽ 에어닥트 제품’ 및 ‘◇◇ 에어닥트 제품’과 관련하여 피신고인이 위 기간 동안 도급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작업을 위탁하고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이하 위 두 행위를 합하여 ‘이 사건 행위’라 한다) 등에 대하여 신고하였다(사건번호 2018부사3422, 이하 ‘이 사건 원신고’라 한다).
다. 피청구인은 2020. 5. 27. 청구인들에게, (1) 위 단가인하 행위는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당시 시행 중이던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이하 ‘사건절차규칙’이라 한다) 제46조 제4호에 따라, (2) 위 비용미지급 행위는 거래종료일부터 3년이 지나 신고되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에 따라 조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사건절차규칙 제46조 제1호에 따라, 각 심사절차종료결정을 하였음을 회신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2018. 9. 29. 피신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 행위 등이 하도급법에 위반되었음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2. 6. 8. 항소심에서 청구인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았고(부산고등법원 2021나52795), 2022. 9. 29. 이에 대한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22다249411) 위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청구인들은 2022. 12. 8.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행위에 대하여 재신고하였다(접수번호 20223485). 피청구인은 2022. 12. 14.경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원신고일부터 3년이 지나 재신고가 되었으므로 하도급법 제22조 제4항에서 규정하는 처분시효를 이미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당시 시행 중이던 사건절차규칙 제20조 제1항 제18호에 따라 심사불개시결정을 하였음을 회신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2023. 1. 19. 위 심사불개시결정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22. 12. 14.경 접수번호 20223485 사건에서 한 심사불개시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43호로 개정된 것) 제22조(위반행위의 신고 등) ④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이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제25조의3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이 취소된 경우로서 그 판결이유에 따라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1항 전단에 따른 신고를 받고 제2항에 따라 조사를 개시한 경우: 신고일부터 3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612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조사대상 거래의 제한) ① 제22조 제2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개시 대상이 되는 하도급거래(제13조 제11항이 적용되는 거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그 거래가 끝난 날부터 3년(제12조의3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 끝난 날부터 7년으로 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이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한정한다. 다만, 거래가 끝난 날부터 3년 이내에 제22조 제1항 전단에 따라 신고되거나 제24조의4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의 분쟁당사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한 하도급거래의 경우에는 거래가 끝난 날부터 3년이 지난 경우에도 조사를 개시할 수 있다. 구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2019. 12. 27.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9-15호로 개정되고, 2020. 7. 29.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심사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 ① 심사관은 사전심사를 마친 후 제10조(사전심사) 제1항의 사실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심사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
5. 하도급법 제23조(조사대상거래의 제한)에 의한 기간이 경과된 경우(단서에 의한 경우는 제외) 제46조(심의절차종료) 각 회의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심의절차의 종료를 의결할 수 있다.
1. 제12조(심사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제30호는 제외)에 해당하는 경우
4.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곤란하여 법위반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 새로운 시장에서 시장상황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다른 정부기관에서 처리함이 바람직하여 위원회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등 심의절차종료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제53조의2(심사관의 전결 등) ① 심사관은 전결로 제46조(심의절차종료)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심사절차종료를, 제47조(무혐의)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무혐의를, 제48조(종결처리)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종결처리를, 제49조(심의중지)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조사 등 중지를, 제50조(경고)제1항 제2호 및 제3호, 제2항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경고를, 제51조(시정권고) 제2항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건에 대하여 시정권고를 할 수 있다. (단서 생략) 구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2022. 7. 29.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2-16호로 개정되고, 2023. 4. 14.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3-9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심사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 ① 심사관은 사전심사를 마친 후 제10조 제1항의 사실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심사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
18. 하도급법 제22조 제4항 규정에 의한 기간이 경과된 경우(단서에 의한 경우는 제외) 제21조(재신고의 경우) ① 심사관은 이미 처리한 사건과 동일한 위반사실에 대한 신고(이하 "재신고"라 한다)의 내용에 제52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제15조 제1항에 의한 사건심사착수보고를 하여야 한다. 제52조(재심사명령) 각 회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심사관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재심사를 명할 수 있다.
1. 사실의 오인이 있는 경우
2. 법령의 해석 또는 적용에 착오가 있는 경우
3. 심사관의 심사종결이 있은 후 심사종결 사유와 관련이 있는 새로운 사실 또는 증거가 발견된 경우
4. 기타 제1호 내지 제3호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원신고에 대한 피청구인의 사건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심사절차종료결정 후 새로운 사실 또는 증거가 발견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등의 사정으로, 원신고일로부터 3년을 경과한 시점에 재신고가 행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피청구인은 재신고에 관하여도 하도급법 제22조 제4항 제1호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해석하여, 원신고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결정을 하였다. 이는 재신고 사건에 대하여 지나치게 짧은 처분시효가 설정되는 결과를 가져와 평등권을 침해하고, 법원이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심사할 기회를 차단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며, 재판절차에서 새로 발견된 사실 또는 증거를 바탕으로 하도급법 위반 여부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상실시킨다는 점에서 재판절차진술권도 침해한다.
4. 판단
가. 하도급법 제22조 제4항 본문 제1호(이하 ‘처분시효 조항’이라 한다)는, ‘피청구인이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신고를 받고 조사를 개시한 경우, 신고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때에는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시효’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신속히 확정하여 피청구인이 일방적으로 처분권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서(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57332 판결 참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처분시효가 제척기간인 것과 마찬가지로(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두12631 판결 참조) 제척기간의 성격을 갖는다.
나. 한편 이 사건 결정 당시 시행 중이던 사건절차규칙에 의하면, 재신고란 이미 처리한 사건과 동일한 위반사실에 대한 신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실의 오인이 있는 경우, 법령의 해석 또는 적용에 착오가 있는 경우, 심사관의 심사종결이 있은 후 심사종결 사유와 관련이 있는 새로운 사실 또는 증거가 발견된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재심사가 진행된다(사건절차규칙 제21조 제1항, 제52조 참조). 심사절차종료결정이 있은 후 재신고가 행해진 경우, 심사절차종료결정 이전의 조사와 재신고에 따른 조사는 그 대상이 되는 하도급법 위반행위가 동일할 뿐만 아니라 심사절차를 종료한 이유와 재개한 이유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점, 심사절차종료결정의 성격 자체가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장래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조사를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잠정적으로 조사를 중단하는 것인 점, 재신고는 원신고의 대상이 되었던 사실에 관하여 다시 심사하여 줄 것을 촉구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재신고에 따른 조사의 개시는 ‘원신고로 인하여 개시된 조사의 재개’일 뿐이지 종전과 구분되는 ‘새로운 조사의 개시’라고 볼 수 없다(서울고등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누39934 판결; 대법원 2023. 5. 18.자 2023두32235 판결 참조).
다. 지금까지 살펴본 처분시효의 도입 취지 및 성격, 심사절차종료결정 후 행해진 재신고의 본질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과 같이 원신고에 대하여 피청구인의 심사절차종료결정이 있은 후 재신고가 행해진 경우, 처분시효 조항에 따른 처분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신고일은 ‘재신고일’이 아니라 ‘원신고일’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행위에 관한 처분시효는, 모두 이 사건 원신고일인 2018. 5. 31.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5. 31. 만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2022. 12. 14.경 이 사건 행위에 관한 처분시효가 이미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한 이 사건 결정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조사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 과정에서의 중대한 잘못에 따른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청구인들은 심사관의 심사종결이 있은 후 심사종결 사유와 관련이 있는 새로운 사실 또는 증거가 발견되어 재신고를 하게 되는 경우, 원신고 후 심사종결까지 그리고 심사종결 후 새로운 사실 또는 증거가 발견될 때까지 각각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처분시효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도급법 제22조 제4항 단서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이 취소된 경우로서 그 판결이유에 따라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경우’만을 특정하여 예외적으로 처분시효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이상, 위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처분시효는 중단이나 정지되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마. 그 밖에 청구인들은 이 사건 결정이 재판절차진술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평등권 침해 주장과 마찬가지로 피청구인이 처분시효의 기산점을 잘못 해석하였다는 것을 문제 삼는 취지로 보이고, 달리 이 사건 결정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이 관련 재판절차에서 형사피해자로서 진술하거나 법관의 판단을 받는 데 있어서 어떠한 법적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주장은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 이상 이 부분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