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0. 23. 선고 2024헌마1046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고○○
- 대리인
- 변호사 정기연
- 피청구인
-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검사
- 선고일
- 2025. 10. 23.
피청구인이 2024. 8. 21.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024년 형제13755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24. 8. 21. 청구인에 대하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024년 형제13755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자는 숫자부호 또는 문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청구인은 2023. 11. 15. 서울 ○○구 소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아파트 분양권 판매영업을 위하여 번호 자동 조합기 사이트에서 다량의 전화번호를 자동 생성한 다음, 고소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아파트 분양 홍보를 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기 위하여 숫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4. 11. 19.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4조 제1항 제4호, 구 정보통신망법(2014. 5. 28. 법률 제12681호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0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5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행위주체는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사업주나 영업주’로 한정되고, 단순한 직원에 불과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행위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청구인은 1달 정도 아르바이트로 전화기의 #버튼을 눌러 전화통화가 연결되는 사람에게 분양 홍보를 하는 일을 하였을 뿐 #버튼을 눌러 연결되는 전화번호가 숫자를 조합하여 자동으로 만들어 낸 전화번호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으로 청구인이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자’에 해당하고, 고의로 숫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조치를 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관련조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 5. 28. 법률 제12681호로 개정된 것) 제74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50조 제5항을 위반하여 조치를 한 자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 5. 28. 법률 제12681호 개정되고, 2024. 1. 23. 법률 제20069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 제한) ⑤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숫자ㆍ부호 또는 문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ㆍ전자우편주소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
4.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행위주체가 사업주 또는 영업주에 한정되는지 여부
정보통신망법은 ‘누구든지’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면 그 수신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제50조 제1항), 이어서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는 자’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수신자가 수신거부의사를 표시하거나 사전 동의를 철회한 경우에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여서는 아니 되고(제50조 제2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송자의 명칭 및 연락처, 수신의 거부 또는 수신동의의 철회 의사표시를 쉽게 할 수 있는 조치 및 방법에 관한 사항 등을 광고성 정보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0조 제4항).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광고성 정보 수신자의 수신거부 또는 수신동의의 철회를 회피ㆍ방해하는 조치, 숫자ㆍ부호 또는 문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ㆍ전자우편주소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할 목적으로 전화번호 또는 전자우편주소를 자동으로 등록하는 조치, 광고성 정보 전송자의 신원이나 광고 전송 출처를 감추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행위주체를 ‘누구든지’가 아니라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는 자’로 정한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는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달리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자’가 사업주 또는 영업주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가 사업주 또는 영업주만 할 수 있는 조치라거나 사업주 또는 영업주가 하는 경우에만 금지해야 하는 조치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사업주 또는 영업주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 위반행위를 하면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제75조, 제74조 제1항 제4호). 이 양벌규정에 의하더라도 사업주 또는 영업주만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행위주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청구인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금지하는 ‘숫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하여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자가 ‘숫자ㆍ부호 또는 문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ㆍ전자우편주소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를 금지한다. 따라서 단순히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 것만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이 1달 정도 분양 홍보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면서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면 전화통화가 연결되는 상대방에게 분양 홍보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고, 청구인이 #버튼을 눌러 연결된 전화번호가 ‘숫자를 조합하여 전화번호 등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에 따라 생성된 전화번호인지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확보된 전화번호인지, 자동생성된 전화번호라면 그 생성이 누구에 의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예컨대 엑셀프로그램, 번호자동생성 프로그램 등)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다만 청구인이 고소인과의 통화에서 ‘번호는 알고 연락드린 것은 아니고 무작위로 연락드리는 것이다, 오토콜 시스템을 쓴다, 전화기 자체가 랜덤으로 연락을 하는 것이다’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전화번호가 무작위로 생성되는 프로그램과 연결된 전화기를 사용하여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홍보전화를 하였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청구인은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분양 홍보전화를 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한 점, 고소인과 통화 내역에 의하더라도 구체적인 전화번호 생성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에서는 ‘회사 내에 고객 전화번호가 따로 있고 그 중에서 무작위로 전화를 건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전화번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성 또는 확보된 것인지 제대로 알고 진술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위와 같은 청구인의 진술 외에는 청구인이 일한 사업장에서 홍보전화에 사용한 전화번호를 누가 어떻게 생성하였는지에 대하여 전혀 수사가 이루어진 바 없다. 따라서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이 수신자의 연락처를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조치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일한 사업장에서 홍보전화에 사용한 전화번호를 누가 어떤 방법으로 생성하였는지에 대하여 수사하고 피청구인에 대한 혐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인용 조문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