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3헌마391 결정 [도로명주소법 제19조 제2항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현○환 외 62인 대리인 신아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형남, 원성윤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도로명주소법은 제19조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라 도로명주소가 공법관계의 주소로 효력을 발생하는 경우에도 2013년 12월 31일까지는 지번방식의 주소를 공법관계에서의 주소로 할 수 있다. 다만, 제20조 제1항에 따라 공부상의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변경한 경우 해당 공부에는 지번방식의 주소를 다시 사용할 수 없다.”라고 하여 2014. 1. 1. 부터는 지번방식의 주소는 공법관계에서 전혀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2013. 6. 3. 도로명주소법 제19조 제2항이 전통문화로서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동(洞)ㆍ리(里)의 지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문화향유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도로명주소법 제19조 제2항 전부를 심판대상조항으로 들고 있으나, 청구인들이 주로 다투는 것은 공법관계에서 기존의 지번방식 주소와 도로명주소를 병행하여 사용하도록 할 수도 있는데 오로지 도로명주소만 사용하도록 하는 점이므로, 심판대상은 그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함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로명주소법(2011. 8. 4. 법률 제10987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2항 본문(이하 ‘심판대상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도로명주소법(2011. 8. 4. 법률 제10987호로 개정된 것) 제19조(도로명주소 등의 효력) ② 제1항에 따라 도로명주소가 공법관계의 주소로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2013년 12월 31일까지는 지번방식의 주소를 공법관계에서의 주소로 할 수 있다. 다만, 제20조 제1항에 따라 공부상의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변경한 경우 해당 공부에는 지번방식의 주소를 다시 사용할 수 없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심판대상 조항은 청구인들로 하여금 공법관계에서 원치 않는 도로명주소의 사용을 강제하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특징을 담고 있는 기존 동(洞)ㆍ리(里) 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문화향유권을 침해한다. 또한 주소는 다른 정보와 결합해 개인의 인격적 개성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에 포함되는바, 심판대상 조항은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후에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여기서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날’을 의미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등 참조).
나. 그런데 도로명주소법(2011. 8. 4. 법률 제10987호) 부칙 제1조 본문은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여 심판대상 조항의 시행일이 2011. 8. 4.임은 명백하다. 그러나 심판대상 조항은 ‘제1항에 따라 도로명주소가 공법관계의 주소로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2013년 12월 31일까지는 지번방식의 주소를 공법관계에서의 주소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기간 기산점인 기본권침해가 발생하는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가 문제된다.
다. 종래 합법적으로 영위하여 오던 직업의 행사를 유예기간 이후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규정의 경우, 이 법규정의 시행에 의하여 종래의 법적 지위가 유예기간의 종료 후에는 자동 소멸되어 당사자에게 불리하게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예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법규정의 시행 당시에 기본권이 현실적ㆍ구체적으로 침해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선례이다(헌재 1996. 3. 28. 93헌마198; 헌재 2003. 1. 30. 2002헌마516; 헌재 2011. 3. 31. 2010헌마45; 헌재 2011. 5. 26. 2009헌마285 참조). 같은 취지에서 청구인들의 경우 비록 2013. 12. 31.까지는 종래와 같이 도로명주소와 함께 지번방식의 주소도 공법관계의 주소로 할 수 있다 하더라도, 2014. 1. 1.부터는 공법관계에서 도로명주소만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기본권 제한 내지 법적 강제는 심판대상 조항이 시행된 2011. 8. 4.에 이미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때를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헌재 2013. 11. 28. 2011헌마372; 헌재 2011. 5. 26. 2009헌마285 참조). 그러므로 심판대상 조항의 시행일인 2011. 8. 4.부터 1년이 지난 2013. 6. 3.에 제기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5.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이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였으므로 본안에 나아가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다수의견이 밝힌 것처럼,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부터 90일 및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 때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당해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날’을 의미한다. 심판대상 조항은 2013. 12. 31.까지는 청구인들이 종전과 같이 공법관계에서 지번방식의 주소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유예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청구인들에게 심판대상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수의견과 같이, 유예기간을 설정한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시행일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파악한다면, 기본권 침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하기도 전에 기본권 침해를 구제받기 위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도록 강요하는 셈이 되고, 정작 기본권 침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한 때에는 그 위헌성을 다툴 기회를 갖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헌법소원의 본질은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데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굳이 청구기간의 기산점을 앞당겨서 헌법소원의 청구인으로 하여금 본안판단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기보다는 법적 안정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청구기간에 관한 규정을 국민의 기본권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함으로써 본안판단의 기회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이 심판대상 조항에 의하여 더 이상 공법관계에서 지번방식의 주소를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기본권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침해당하는 시기는 유예기간이 도과된 2014. 1. 1.부터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2013. 6. 3. 제기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여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를 청구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에 들어가 심판대상 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