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 2. 17. 선고 2004헌사71 결정 [효력정지가처분신청]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신청인
- 김 ○ 진
이 사건 신청을 각하한다.
1. 사건의 개요
국회는 2004. 2. 9. 14:00 본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대한민국정부와 칠레공화국정부간의 자유무역협정비준동의안’에 대하여 표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2003. 12. 31.부터 2004. 1. 8.까지 사이에 홍사덕, 김근태 등 국회재적의원의 5분의 1이 넘는 56명의 국회의원들이 국회법 제112조 제2항에 의거하여 위 동의안을 무기명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였다. 신청인은 민주노동당 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 선거대책본부의 법률지원단장이자 대한민국국민인바, 위 국회의원 56명이 위 동의안에 대하여 무기명표결을 요구함으로 써 신청인의 알 권리와 선거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신청인의 주장요지
주요 법안이나 국회의 결정에 있어서 개별의원들이 어떠한 결정을 했는가가 공개되어야 하는 것은 헌법이 채택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논리적 귀결상 당연하다. 이러한 것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권인 ‘국민이 국회의원의 표결내용에 대해서 알 권리’와 선거권이 침해된다고 할 것이다. 국회법 제112조 제2항이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무기명투표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모든 경우에 무기명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의제와 국민의 알권리, 선거권보장이라는 한계 속에서 그 권한행사의 재량이 수축되는 것이라고 해야 합헌적 해석이 된다. 만약 국회가 모든 사안에 대하여 무기명투표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선거권자인 국민은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권을 적정하게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이 사건 동의안처럼 여론이 찬반으로 양분되어 있는 중대한 사안에 대하여 선거에서의 정치적 책임추궁이 두렵다는 이유로 무기명표결을 한다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위 동의안은 자유무역협정으로서 수출품에 대한 관세철폐 내지 포괄적인 관세인하,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의 절차, 원산지에 대한 표시, 표준관련조치, 투자자유화 및 분쟁해결절차 보장, 국경간 서비스 무역의 보장 등을 상호간에 협정함으로써 매우 포괄적인 영역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회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표결하여야 하고, 그 표결에 대해 개별의원들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일부 국민이 반대하고 그에 따라 찬성 국회의원들이 17대 총선에서 일부 유권자나 이해단체의 낙선운동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기명표결로 한다는 것은 헌법이 정한 한도를 벗어나 신청인의 알 권리와 선거권을 침해한 위헌적 요구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국회법 제112조 제2항도 모든 안건을 무기명으로 표결할 수 있도록 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3. 판단
2004. 2. 9.자 및 같은 달 16.자 제245회 임시국회 국회본회의 속기록에 의하면, 홍사덕ㆍ김근태 의원 외 54인이 발의한 이 사건 무기명투표실시요구의건은 2004. 2. 9. 국회의원 재석 210인 중 찬성 89인, 반대 116인, 기권 5인으로 부결되었고, 오히려 기명투표실시요구의 건이 의결되었으며, 2004. 2. 16. 제245회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기명투표의 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비준동의안이 가결되었다. 그러므로 위 무기명투표실시요구 행위에 대하여는 신청인의 권리를 보호할 이익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안사건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며, 따라서 본안이 계속 중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도 부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신청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며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를 준용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2. 17.